다이어리
2016.11.03
뀨뀨까까
2016. 11. 3. 22:47
우리 기관 원장님은
대학 입학 후부터 현재까지 일평생을 한 분야에서만 있으신 분인데
어떻게 그렇게나 우직하게 한 길만 걸어오실 수 있는지
항상 궁금했더랬다
다행히도 오늘 원장님과의 대화 시간에
왜 이 길을 선택하게 되셨는지 직접 여쭤볼 기회가 있었는데
나는 아마도
원장님이 이 분야에 처음부터 큰 사명감이 있었다든지
아니면 이 분야에 엄청난 열정을 갖고 계셨다든지
등의 답변을 예상했었나보다
예상 밖에도 원장님의 대답은
난 원래 천문학자가 되고 싶었다, 였고
인생은 원래 본인이 원하는대로 되어지지 않는다
는 것이 그 결론이었다
이리도 허무한 답변이 어디있을까 싶다가도
가만 생각해보면 나 역시도 마찬가지인가 싶어서
오묘하게 공감이 들었다
생각해보면
나도 딱히 어렸을때부터 내 분야에 소명의식이 있다거나
특별히 더 관심이 있다거나 했던건 아니었다
대학 진학을 준비하면서
우연찮게 이 전공으로 가면 어떨까, 하고
아주 즉흥적으로 결정한게 다였고
공부하다보니 많이 알게되고
알다보니 재미가 있고
어쩌다보니 한번 정한 길을
아직까지 계속 가지고
업으로 삼으며 살고있다
그리고 앞으로도 이렇게 쭉 가다보면
언젠가는 나도 원장님처럼
누군가에게 어떻게 그렇게 한 길을 걸어오셨는가
등의 질문을 받을 수 있으려나
그때 나도 그렇게 대답해야겠다
인생은 본래 원하는대로 살아지지 않는다고
하지만 분명한건
원했던 삶이 무조건 옳은 것도 아니며
원하지 않았던 삶이 무조건 틀린 것도 아니고
생각지 못한 선택에서
의외의 행복을 찾을 수도 있다고 말이다